인터넷 커뮤니티발 루머글 급속도로 확산
언급된 업체들, 휴가 등 이유로 해명 늦어져

루머글은 상호 언급과 구체적인 수치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었지만, 동시에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업체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미지=루머글 갈무리
루머글은 상호 언급과 구체적인 수치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었지만, 동시에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업체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미지=루머글 갈무리

[이지경제=김용석 기자] 티몬·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가 상품을 공급했던 업체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줄도산’을 예고하는 커뮤니티 글 등이 확인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용산전자상가를 타깃으로 한 루머가 인터넷 인기 글 등으로 확산하면서 업계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루머의 시작은 전직 용산전자상가 직원이라 주장하는 누리꾼이 커뮤니티에 ‘용산 상황 알려줌’이란 제목의 글을 지난 2일 올리면서부터다. 글 작성자는 자신을 용산에서 4년 반 근무했다가 지난주 해고된 직원이라고 소개하며 각 업체가 처한 상황이라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용산전자상가 등에 밀집해 있는 PC 하드웨어 업체들의 사명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현재 미정산 금액이 최소 10억대에서 100억원 이상 규모로 발생한 곳이 상당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 이미 폐업 절차를 준비 중이거나 이달 15일을 기점으로 폐업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해당 글 작성자는 추가적인 내용을 올리며 자신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는 것을 어필하고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전자상가 내부에서 부실 업체를 조사하던 집계 문서를 첨부해 올렸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8월부터 9월까지 줄폐업이 예상되며, 정부의 지원이 있다고 하더라도 폭탄(줄도산) 폭발이 1년에서 3년 정도 미뤄지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 루머 내용에 대한 신뢰성에 의구심…해명 나선 업체도

그러면 해당 루머에 대한 신뢰도는 어느 정도일까. 실제로 티메프 사태와 관련해 일부 업체는 해당 플랫폼을 통해 물건 판매를 진행한 것이 맞으며, 이에 대한 대처를 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대부분 업체는 해당 루머 글이 작성되기 이전에 이미 공지와 영상 등을 통해 전체 수익의 일부가 미정산된 것일 뿐이며, 티메프와 업체가 다투어야 하는 사안이기에 물건 배송 및 이후 사후 서비스 제공 등도 문제없이 제공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 게시물 자체의 신뢰도 역시 그리 높지 않는 것이 해당 게시물을 확인한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해당 내용 자체가 여러 미디어를 통해 이미 노출된 티메프 사태 촉발 초기에 돌았다는 문자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고, 심각하다고 언급했던 모 업체는 현재도 정상적으로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게시물을 수정하면서 추가한 피해 내역 역시 초기에 전자상가 관계자들 사이에 돌던 내용은 맞지만, 내용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루머글에서 큰 규모의 미수금 발생과 인원 감축까지 언급됐던 한성컴퓨터는 직접 홈페이지 공지와 커뮤니티 글을 작성하며 해명에 나섰다. 한성컴퓨터 측은 공지를 통해 “티몬과의 거래를 7월 초에 이미 중지했다”며 “거래 이전 주문 건에 대해선 이미 발송을 완료했고, 미수금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나 전체 매출의 1~2% 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또 “인원 조정은 일부 생산 공정을 외주화하면서 이에 따른 조정”이라며 “취급 아이템 축소로 인해 관련 인원 감축도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다.

해당 루머글에 대해 한성컴퓨터 등 일부 언급된 업체들은 서둘러 해명글을 올리며 업체 현황과 향후 루머에 대한 대응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한성컴퓨터
해당 루머글에 대해 한성컴퓨터 등 일부 언급된 업체들은 서둘러 해명글을 올리며 업체 현황과 향후 루머에 대한 대응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한성컴퓨터

◆ 휴가 등 겹치면서 해명 자체가 늦어져

해당 루머가 확산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티메프 사태로 미정산 규모가 상당하다는 것 자체는 사실이기에 신뢰성이 부여됐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전자상가에 있는 업체들 대부분 4일까지 여름휴가 기간이기에, 확산하는 루머에 대한 해명이 늦어지면서 사실인 양 루머가 확산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루머글 부상 이후 해명에 나선 한성컴퓨터도 허위사실 유포 현황 및 고객 대상으로 혼란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해명 글을 올렸다고 밝혔다. 한성컴퓨터 측은 “공지와 함께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회사 차원에서 강력히 대응할 것이며, 필요한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루머글 공개 이후 첫 해명에 나선 한성컴퓨터도 A/S 센터 등 오프라인 서비스 지점들은 여름휴가 기간이지만, 홍보팀 등 다른 팀은 정상 업무 중이었기에 다른 업체들보다 빠르게 해명에 나설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여름휴가가 끝나는 5일 이후부터 업체별로 해명과 행동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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