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이탈 판매자·구매자, 새로운 플랫폼 이동
재무구조 탄탄한 대기업 계열사 플랫폼으로 안착

CI=티몬, 위메프
CI=티몬, 위메프

[이지경제=김선주 기자] 티몬과 위메프(이하 티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로 인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구도가 바뀌고 있는 모습이다.

한 달 전 티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가 터지면서 판매자는 물론 구매자까지 티메프를 떠나면서 새로운 플랫폼을 찾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는 것이다.

BC카드 데이터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 6월 1일부터 7월 21일까지 큐텐 계열 이커머스 플랫폼을 1회 이상 이용한 고객의 티메프 사태 이후 국내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 이용 건수를 분석한 결과, 티메프 이용자들은 11번가와 G마켓으로 주로 이동했다.

티메프 이용 고객은 사태 이후 큐텐 계열 플랫폼에서 결제한 건수가 82% 감소했다. 11번가·G마켓 등 대형 오픈마켓에서 결제한 건수는 6% 증가했고, 롯데온·SSG닷컴 등 백화점 유통 플랫폼 결제 건수 역시 7% 올랐다.

BC카드 관계자는 "카드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티메프 이탈 고객이 타 플랫폼에서 소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산지연 사태로 인해 정산 주기에 대한 판매자들의 관심 높아지면서 11번가의 '빠른정산'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11번가는 지난 2020년 10월 업계 최초로 무료 '빠른정산'(현재 집화완료 바로 다음날 100% 정산) 서비스를 도입했다. 판매자의 원활한 자금 회전 돕는 이 서비스가 주목받으면서 실제로 지난 7월 11번가 신규 판매자 수는 전달 대비 16%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용고객 수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와이즈앱 리테일 굿즈 기준, 11번가 7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733만명을 기록, 전월(712만명) 대비 약 20만명(+2.9%) 가까이 늘었다.

11번가 외에 G마켓·옥션의 이용자수도 늘었다.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G마켓·옥션의 일일 평균 이용자 수는 168만4597명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156만6906명)보다 7.5% 증가했다.

이는 판매자와 구매자들이 모두 티메프 사태를 겪으며 재무구조가 탄탄한 대기업 계열 플랫폼과 대형 플랫폼으로 발길을 돌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중위권 플랫폼인 티메프를 사용하던 고객들이 이번 사태로 인해 대기업의 계열사 플랫폼으로 옮기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판매자 입장에서는 '정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구매자 입장에서는 '재무구조'에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 두 관심이 합쳐져 11번가와 G마켓의 이용자 수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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