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5일 실적 발표 앞두고 고공행진 이어가
엔비디아에 HBM3 공급 기대...세계 반도체 호황
유진투자證, 목표주가 9.1만→10.7만원으로 상향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삼성 로고 깃발. 사진=삼성전자

[이지경제=정석규 기자] 8만전자에 안착한 삼성전자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8만5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증권업계와 더불어 개인투자자들도 삼성전자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3000원(3.66%) 오른 8만5000원에 장을 마감하며 52주 신고가를 재차 경신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이날 507조4315억원을 기록해 2021년 4월 20일 이후 3년 만에 500조원대에 다시 올라섰다.

삼성전자의 상승세는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상승 사이클에 진입한 영향으로 보인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종목들의 모임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각) 기준 최근 일주일 동안 1.44% 상승했다.

같은 기간 AMD(2.64%), TSMC(0.90%), 마이크론테크놀로지(6.12%) 등 주요 반도체 종목들도 상승세를 보였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3(고대역폭 메모리)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지난달 19일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삼성전자의 5세대 HBM인 HBM3E를 테스트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 자체의 실적이 긍정적일 것이란 전망이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5일 1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업계에서는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성적표를 공개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메모리반도체 부문이 4개 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멈추고 1조~2조원 수준의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예상이 증권가에 확산 중이다.

또 그간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에 밀렸던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AMD뿐만 아니라 하반기에는 엔비디아에도 납품이 본격화되는 것도 호재로 꼽힌다.

갤럭시S24 등 스마트폰 사업 실적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나아졌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삼성전자의 연간·분기별 실적과 1분기 예상 실적(단위 : 억원). 이미지=네이버 증권 캡쳐 

삼성전자의 상승세에 증권가에서도 잇따라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10만전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을 기존 4조1000억원에서 5조5000억원으로 상향하며, 목표주가도 기존 9만1000원에서 10만7000원으로 올려 발표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액을 기존 75조5640억원에서 77조1330억원으로 올려 가장 많은 액수를 제시했다.

영업이익은 현대차증권이 가장 많은 5조7120억원으로 예상했다. 

외국인도 삼성전자 주식을 대량으로 매집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2일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5조367억원어치 사들였다.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삼성의 HBM3E에 대한 기술 검증이 마무리 국면임을 밝힌 직후부터 매수세를 이어간 것이다.

이 기간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 총액이 6조4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투자 자금의 79%를 삼성전자에만 집중한 셈이다.

기관도 같은 기간 1조4590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외국인은 이날도 삼성전자를 1조원 이상 사들이며 압도적인 순매수 1위로 이름을 올렸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수요에 따른 데이터센터 및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매출이 증가했고 1분기 가격 인상폭도 확대되리라는 것이 상승의 배경이 됐다”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업황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에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적으로 AI 투자가 확대되고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적용한 IT 기기의 교체 수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프리미엄 반도체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증가가 예상을 상회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이슈는 AI 투자 확대 및 관련 기업의 실적 상향으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엔비디아와 한국의 SK하이닉스, 삼성전자에 투자 초점을 지속적으로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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