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호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 관련 기업 반등 기대감↑
반도체 ETF 등 파생상품 흥행...공정별로 세분화한 상품도 출시

김상진 한국과학기술원(KAIST) PIM반도체 설계연구센터 연구원이 1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내 최초로 DRAM 메모리 셀 내부에 직접 연산기를 집적해 인공지능 연산을 수행하는 PIM 반도체인 '다이나플라지아'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정석규 기자] 반도체 업황 개선과 더불어 반도체 산업을 기반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0배 가까이 뛰어오르는 등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반도체의 봄이 돌아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6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1.25%나 급증했다.

사업 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증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7000억원~1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2022년 4분기(2700억원) 이후 5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수장인 경계현 DS부문장(사장)도 지난달 20일 정기 주주총회(주총)를 통해 "올해는 (실적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본격 회복을 알리는 재도약과 DS의 미래 반세기를 개막하는 성장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산업의 성장 기대와 함께 증권업계에서도 관련 파생상품 흥행이 관찰되고 있다.

8일 ETF CHECK에 따르면 지난 한달 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10개 ETF 중(레버리지 제외) 반도체 관련 상품이 5개나 포함됐다.

수익률 Top 10에 속한 반도체 ETF는 ▲SOL 반도체후공정 ▲KODEX AI반도체핵심장비 ▲ACE AI반도체포커스 ▲SOL AI반도체소부장 ▲TIGER AI반도체핵심공정 등 5개 상품이다.

수익률 1위를 차지한 신한자산운용의 SOL 반도체후공정 ETF는 에프엔가이드(FnGuide) 반도체 후공정 지수를 추종한다.

해당 ETF는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 기업을 더욱 세분화해 공정별로 투자하는 전략을 취한다. 구성 종목에는 한미반도체(32.81%), 리노공업(16.07%), 이수페타시스(13.21%) 등이 있다.

자산운용사도 각자의 상품을 소개하며 반도체 투자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달 28일 오전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시장을 주도하는 반도체 투자 방향과 전략을 살펴보기 위해 '올해 ACE 반도체 기자간담회'를 열고 관련 ETF를 홍보했다.

배재규 한투운용 사장은 개회사에서 "반도체 산업은 챗GPT 이후 AI 시대 도래에 따라 또 한번 큰 도약기를 앞두고 있다"며 "중요한 시점에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 대한 통찰과 최신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는 행사를 개최하게 되어 기쁘다. 반도체는 앞으로도 중요성이 크게 증가해 가격 등락과 관계 없이 반드시 투자 포트폴리오에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승현 한투운용 ETF컨설팅 담당은 "반도체 투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을 반영한 상품 선별이 주요하다"며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 ETF는 AI발 반도체 산업의 수혜가 반영된 상품으로, 지난 2022년 11월 이후 국내 반도체 ETF 수익률 1위(126.75%·레버리지 제외)를 기록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ETF 1년 수†익률은 85.82%, 6개월 수익률은 64.68%다.

이어 "이 ETF는 반도체 시장 투자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승자독점 원칙을 고스란히 담은 상품으로 글로벌 반도체 영역별 1위 종목에 집중 투자와 미국 중심의 4개국 반도체 동맹 분산 투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며 "상장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향후 성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신한자산운용은 지난해 4월 국내 최초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만 편입한 'SOL AI 반도체 소부장'을 출시한 데 이어, 반도체 공정별로 세분화한 'SOL 반도체전공정'과 'SOL 반도체후공정'을 각각 선보였다.

반도체 업황의 반등에 발맞춰 공정별로 세분화한 ETF를 출시한 투자 전략이 유효했다는 평가다. 상장한 지 1년이 되지 않은 SOL AI 반도체 소부장의 수익률도 70.11%에 달한다.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상품전략팀장은 "최근 시장은 같은 반도체 기업이라도 공정별, 밸류체인별로 어떻게 분류되느냐에 따라 주가 등락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반도체 ETF에서도 구성 종목과 편입 비중을 잘 살펴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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