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 중심 가계부채 효율화 방안 수립
투기적 수요 억제 및 실수요자 불이익 최소화

사진=우리은행
사진=우리은행

[이지경제=황정일 기자] 앞으로 주택소유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및 전세자금대출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오는 9일부터 주택을 한 채라도 소유한 경우 서울 등 수도권에 주택을 추가로 구입하기 위한 목적의 대출을 전면 중단한다. 단, 이사 시기 불일치 등으로 인한 기존 주택 처분 조건부는 허용하며, 무주택자 구입 자금은 중단없이 지원해 실수요자의 불이익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또 전세자금대출도 전 세대원 모두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무주택자에게만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갭투자 등을 활용한 투기수요를 차단하기 위함이다. 다만 전세 연장인 경우와 9월 8일 이전에 전세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급한 경우라면 주택소유자라도 전세자금대출을 지원해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이와 같은 내용의 ‘실수요자 중심 가계부채 효율화 방안’을 수립해 9월 9일부터 전격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투기적 수요는 억제하는 대신 꼭 필요한 실수요 중심으로 가계 부채관리를 효율화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조치다.

우리은행은 또한 은행 창구를 방문해 타행의 주택담보대출 대환을 요청하는 경우도 제한하기로 했다. 다만 대환대출 인프라를 이용한 갈아타기 서비스는 계속 허용해 금융 소비자의 이자 부담을 감면할 수 있도록 했다.

주택담보대출 최장 만기는 기존 40년에서 30년으로 축소한다. 소득 대비 갚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대출을 받도록 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상승을 유도해 자연스럽게 차주의 대출 한도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DSR이 상승하면 연소득 5000만원인 차주가 대출금리 4.5%로 대출을 받는 경우 대출한도는 3억7000만원에서 3억2500만원으로 4500만원, 약 12%가 줄어든다.

이와 함께 아파트 입주자금대출은 기존 우리은행이 이주비나 중도금을 취급했던 사업지 위주로 운용하며 그 외 사업지는 제한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은행 간 과당경쟁을 자제해 꼭 필요한 자금만큼만 금융소비자에게 흘러갈 수 있도록 할 목적이다.

2일부터는 주택을 담보로 받는 생활안정자금 대출 한도를 기존 2억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한다. 또 ▲소유권 이전, 등기 말소를 조건으로 한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 제한 ▲대출 모집 법인에 대한 월별 취급 한도 제한 ▲소액 임차보증금 해당액 대출 한도 축소 위한 MCI·MCG 주택담보대출 제한 등 적극적인 가계대출 억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됨에 따라 투기수요 방지를 위한 대출 관리 방안을 시행하기로 했다”며 “다만 무주택자 등 서민과 실수요자에 대한 공급은 지속해 전체 가계대출 운용의 효율성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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