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컴 어워드 역대 최다 노미네이트 등 괄목할 만한 성과 거둬
넥슨·크래프톤·펄어비스·카카오게임즈 등 국내업체 부스 인산인해
유럽권 사용자 반응 매우 긍정적...“글로벌 게임강국 위상 재확인”

게임스컴은 올해 역대 최다인 33만5000명 이상의 참관객들이 행사장을 찾으면서 명실상부한 유럽 대표 게임쇼로 자리매김했다. 사진=게임스컴 사무국
게임스컴은 올해 역대 최다인 33만5000명 이상의 참관객들이 행사장을 찾으면서 명실상부한 유럽 대표 게임쇼로 자리매김했다. 사진=게임스컴 사무국

[이지경제=김용석 기자] 유럽 최대 규모 게임 전시회이자 글로벌 3대 게임쇼(게임스컴, 도쿄게임쇼, 차이나조이) 중 하나로 손꼽히는 ‘게임스컴 2024’가 지난 25일 닷새간의 일정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특히 올해 행사의 경우 유저들의 관심을 끌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출시 예정 작품과 완전히 새롭게 공개하는 신작 라인업이 대거 등장하며 글로벌 게임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해외 개발사의 막강한 IP 기반 신작에 뒤지지 않는 작품들이 국내 개발사를 통해 공개되면서 어느 때보다 풍부한 신작 라인업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이번 게임스컴 2024에는 일찍부터 참가를 밝혔던 펄어비스, 넥슨, 크래프톤뿐만 아니라 카카오게임즈, 하이브IM, 기타 여러 중견 업체들도 정부 지원을 받아 행사에 참여하면서 ‘메이드 인 코리아’의 볼륨을 풍부하게 했다.

이에 대해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시장 등에게 뺏겼던 게임 개발 강국의 위상을 이번 행사를 통해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과거 온라인 게임 위주, 최근까지만 해도 모바일 게임 중심의 특정 장르에 집중돼 있던 한국 게임의 라인업이 올해부터 콘솔‧모바일‧PC 플랫폼을 구분하지 않고 등장하기 시작했고, 트리플 A급 퀄리티의 기술 퍼포먼스를 보여주면서 글로벌 사용자들에게 한국 게임의 매력을 소개할 수 있는 행사였다는 분석이다.

◆ ‘옆동네 잔치’에서 본격적인 ‘도전 시장’으로

게임스컴은 독일 연방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가 주관하는 유럽 지역의 대표 게임쇼다. 2009년 첫 행사가 진행된 이후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잠시 주춤하는 듯했지만, 올해 역대 최다 관람객 수인 33만5000명 이상을 기록하며 유럽을 대표하는 게임쇼임을 다시금 증명했다는 평가다. 특히 게임스컴은 게임사들만의 잔치가 아니라 유럽 지역의 게임을 좋아하는 일반 관람객들도 현장을 방문해 가족 단위로 게임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면서 행사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게임스컴에 대한 국내 시장의 인식 역시 이전에는 ‘해외의 유명 게임 전시회 중 하나이지만 국내 업체의 도전은 아직 이르다’는 분위기가 많았다. 이전까지 국내 게임업계의 게임 구성은 온라인 인프라 기반의 온라인 PC 게임, 이후 모바일 중심의 모바일 게임으로 바뀌었지만 유럽 시장은 콘솔 게임 중심의, 대규모 자본과 개발 기간 등이 필요한 트리플 A 작품이 메인이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인식을 국내 게임업계의 콘솔 게임 시장 도전, 그리고 유럽 시장의 인터넷 인프라 확장 등이 더해지면서 바뀌기 시작한다. 국내 게임업계는 ‘P의 거짓’과 ‘스텔라 블레이드’ 등을 통해 유럽 등 서구권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유럽 시장 역시 과거와 달리 인터넷 인프라가 안정성과 속도 면에서 자리를 잡아가면서 대형 온라인 기반 게임에 대한 사용 빈도가 증가했다. 이런 시장 변화는 자연스럽게 국내 업체의 게임스컴 행사 도전으로 이어지게 됐다는 것이 게임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게임스컴 2024 현장에서 국내 게임에 대한 글로벌 사용자들의 기대감과 반응을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게임스컴 사무국
게임스컴 2024 현장에서 국내 게임에 대한 글로벌 사용자들의 기대감과 반응을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게임스컴 사무국

◆ 국내 업체 B2C‧B2B 부스 참가...참가사 대표 직접 방문하기도

올해 게임스컴에 B2C 부스와 B2B 부스에 참가한 업체는 넥슨과 크래프톤, 펄어비스와 카카오게임즈(이하 B2C 부스), 그리고 하이브IM(B2B) 등이다. 업체별로 ▲‘퍼스트 버서커: 카잔’ ▲‘붉은사막’ ▲‘인조이’ ▲‘다크 앤 다커 모바일’ ▲‘던전 스토커즈’ ▲‘로스트 아이돌론스: 위선의 마녀’ ▲‘섹션13’ ▲‘갓 세이브 버밍엄’ 등 여러 작품을 부스 출품 라인업으로 공개하며 부스 종류에 상관없이 신작 정보를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하고자 하는 참관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중소 게임사들도 정부 지원으로 게임스컴에 참가하며 유럽 지역 관계자들에게 게임 홍보 및 투자 유치를 진행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게임스컴 2024 B2B 전시장에 한국 공동관을 운영하며 해외 시장 진출 의사가 있는 유망한 국내 중소 게임사를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공동관으로 참가한 게임사는 ▲스카이워크 ▲라이온하트 ▲모비소프트 ▲앤유소프트 ▲버킷플레이 ▲트라이펄게임즈 ▲인플루전 ▲자이언트스텝 ▲이모션웨이브 ▲수수소프트 ▲하이퍼센트 ▲투핸즈인터렉티브 ▲스코넥엔터테인먼트 ▲뉴메틱 등 13개 업체다.

여기에 게임스컴 전시장에 모처럼 참가사 대표들도 직접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미디어 관계자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와 윤명진 네오플 대표,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정우용 하이브IM 대표,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등이 현장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들은 각각 업체별로 마련한 부스를 돌아보며 해외 팬들의 반응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일부 대표들은 현장 자체를 둘러보며 시장 조사에 직접 나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역대 최고 성과 평가...“향후 전망 충분히 긍정적”

올해 게임스컴 행사와 관련해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주최 측이 수상하는 어워”드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유럽 지역 사용자를 대상으로 K-게임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부스에 수많은 참관객이 한국 개발사들의 게임을 플레이해보기 위해 3시간 이상의 시간을 여의치 않고 대기 줄을 형성하는 모습에서 가능성을 봤다는 것이다.

실제로 게임스컴 어워드에서 펄어비스의 ‘붉은사막’은 ‘베스트 비주얼(Best Visuals)’, ‘모스트 에픽(Most Epic)’ 등 2개 부문,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베스트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부문, 크래프톤의 ‘인조이’는 ‘가장 재미있는 게임(Most Entertaining)’ 후보작에 이름을 올렸지만 수상에는 고배를 마셨다. 물론 경쟁작이 캡콤의 ‘몬스터 헌터 와일즈’와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의 ‘리틀 나이트메어3’였다는 점에서 수상이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역대 게임스컴 중 가장 많은 후보작을 올렸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스컴의 경우 서유럽 지역의 사용자 특성상 대형 게임 중심의 기대작이 대거 출품되면서 참관객들의 호응을 체크하는데, 국내 업체들의 작품들 역시 기존 서구권 개발사들의 작품에 뒤지지 않는 기대작을 선보였다는 결과인 셈”이라며 “앞으로도 지속해서 여러 플랫폼과 형태의 신작을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공개한다면, 국내 게임 개발 역량과 사용자 기대감 역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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