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기획] ‘AI 시대’ 고객 관리부터 보안·사업개발까지 싹 바뀐다 ① - 은행
다양한 AI 서비스 도입 및 활용
데이터 분석으로 투자 관리까지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의 시작과 함께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경기침체가 장기화로 이어지며 금융시장은 새로운 도약을 앞두고 있다. 금융권에선 상생 금융을 앞세우며 인공지능(AI), 데이터 자동화 등을 생활에 효율적으로 접목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에 이지경제는 은행·카드·보험 순으로 현재 금융권의 다양한 인공지능 활용과 전망을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이지경제=최희우 기자]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의 인공지능(AI) 서비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디지털에 따른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자 연초부터 관련 부서를 신설하고 확대하는 등 서비스 개발에 앞장서는 모습이다.

신한은행 디지털라운지 신사역점. 사진=최희우 기자
신한은행 디지털라운지 신사역점. 사진=최희우 기자

◆ ‘AI은행원’과 ‘챗봇’ 등 관련 서비스 활성화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에 구축한 '신한금융그룹 통합 인공지능(AI) 컨택센터(AICC)’ 플랫폼을 활용해 'AI 음성봇'과 '챗봇'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계좌 개설, 대출 상담 등 주요 문의 유형을 중심으로 고객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또 2021년부터 도입된 'AI은행원' 서비스 영역도 확대됐다. 새로 입출금 계좌를 만들거나 신용 대출 신청, 관련 서류 및 카드 발급 등 총 64개 업무를 수행한다. 현재 AI 은행원 서비스는 전국 240여대 디지털 데스크에서 운영 중이다.

하나은행은 은행권 중 최초로 기업 고객 전용 AI 챗봇 상담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 은행에서 운영하는 AI 챗봇이 개인 뱅킹 기반이었다면 하나은행의 '하나원큐’ 기업 앱에도 AI 챗봇을 탑재해 기업 고객까지 서비스를 확대해 제공했다.

이와 함께 AI 챗봇인 ‘하이챗봇’을 운영 중이다. 하이챗봇은 은행 업무 외 빅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이 놓치고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모바일 앱에는 ‘AI뱅커’를 도입해 환율 전망이나 금융시장의 동향을 제공하며 접근성을 높였다.

우리은행 모바일 앱 챗봇 화면 갈무리. 사진=최희우 기자
우리은행 모바일 앱 챗봇 화면 갈무리. 사진=최희우 기자

우리은행도 'AI 챗봇'을 통해 예·적금, 대출, 환전 등 은행업무와 같은 금융솔루션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결혼, 부동산 매매 등 주요 이벤트에 대한 재무설계와 위험을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지난 4월엔 생성형 AI를 적용해 투자 관련 맞춤형 답변을 제공하는 'AI 뱅커 서비스'를 오픈했다. 아울러 AI 기반 시장예측 시스템을 구축하고 자체개발 투자상품 평가모델인 'WISE'도 가동했다.

농협은행은 실시간 딥러닝 AI기술을 적용한 'AI금융상품 추천서비스'를 NH올원뱅크와 NH스마트뱅킹, 영업점 마케팅허브에 탑재했다. AI금융상품 추천 서비스는 절세, 투자 등 고객의 관심사와 고객별 실제금리, 부동산 보유 등에 대한 예측정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절한 상품을 추천하는 맞춤 서비스다. 

하나은행의 AI 자산 관리 서비스 '아이웰스' 사진=하나은행
하나은행의 AI 자산 관리 서비스 '아이웰스' 사진=하나은행

◆ 자산관리도 '고객 맞춤형'으로

신한은행은 AI 데이터 분석 기반의 자산관리 서비스인 '비대면 프리미어 자산관리'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개별 상품의 위험성 기준으로 보유자산을 진단해 효과적인 개선방안을 알려주거나 고객별 자산 선호도, 거래 성향 분석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설계한다. 신한은행은 ▲신한 연금 케어 ▲마이쏠(MAI SOL) MY포트 ▲AI경기국면모형 등에서 AI를 통해 고객 맞춤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공 중이다.

KB국민은행은 AI 자산관리 서비스 '케이봇쌤'을 운영 중이다. 케이봇쌤은 KB자산운용이 자체 개발한 딥러닝 로보 알고리즘(KB Anderson)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 이를 통해 국내외 시장 국면을 판단해 유망 투자자산을 제안한다. 또 고객이 보유한 포트폴리오에 따라 자산의 비중을 조절하거나 투자상품을 변경하는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포트폴리오는 ▲맞춤형 포트폴리오 960종 ▲테마 포트폴리오 13종 ▲목표 달성형 포트폴리오 ▲AI 알고리즘 기반 로보쌤 포트폴리오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하나은행도 AI 기반 고객자산관리 서비스 플랫폼 '아이웰스'를 운영 중이다. 아이웰스는 고객의 자산 현황을 진단하고 투자성향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디지털 자산관리 플랫폼이다. 하나은행의 모든 고객의 과거 거래 이력을 분석하고 개별 고객의 ‘투자 DNA’를 도출해 각각 다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서비스는 ▲고객 거래 이력 기반 투자 DNA(위험·분산·상품·지역 선호도 등)에 따른 맞춤형 포트폴리오 추천 ▲ML 기반 시장 전망(지수 예측)과 다양한 자산군(국내·선진국·이머징 주식, 국내·해외 채권, 대체, 구조화, 예·적금)을 반영한 글로벌 자산 배분 ▲초과수익 달성을 위한 ML 기반과 금융공학 기반 높은 수익률 예상 상품(펀드·ETF) 추천 서비스 등으로 구성된다.

우리은행은 AI 투자 전문기업 파운트의 알고리즘을 활용한 ‘우리로보알파’를 운영 중이다. 우리로보알파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운용해주는 자산관리 서비스다. 고객의 투자성향, 투자금액과 기간, 펀드 개수 등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제시된다. 2021년부터는 우리로보알파에 적용되는 AI 알고리즘을 퇴직연금에 결합해 ‘우리로보 퇴직연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AI 보이스피싱 모니터링 시스템. 사진=최희우 기자
국민은행의 AI 보이스피싱 모니터링 시스템. 사진=최희우 기자

◆ 다양한 금융사기 예방 및 보안

은행권은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예방에도 AI를 활용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AI 기반 보이스피싱 차세대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AI모델 재학습 파이프라인'을 통한 자동 학습으로 다양한 양상을 보이는 보이스피싱 수법에 즉각 대응이 가능해졌다.

신한은행은 자체 보이스피싱 방지 시스템인 'AI 이상행동 탐지 ATM'에 보이스피싱 탐지·예방 기능을 추가해 운영 중이다. 하나은행도 모바일 앱 '하나원큐'에 보이스피싱 앱 탐지 기능을 탑재해 운영하고 있으며, 우리은행도 AI 기반의 이상거래탐지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은행권의 AI 기술 접목이 아직 시작하는 단계라며 소비자에게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 8일 열린 미래금융 정책세미나에서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AI, 클라우드 등 금융기술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글로벌 상업은행의 경우 생성형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 중에 있으며, 금융사의 AI인프라 투자 유인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최근 삼정KPMG 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혁신의 부스터 AI에 물드는 금융'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사의 AI 경쟁력은 외부환경에 대한 대응 방안과 규제 준수 외 인적자원과 혁신에 대한 투자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며 "금융사의 장기적 투자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서비스 개발과 독창성, 책임있는 AI 활용 간 선순환 구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 금융권에서 다양한 분야에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며 "은행 내부적으로도 AI 기술 역량을 고도화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 개발을 진행 중이다. 하반기에는 생성형 AI까지 연계하도록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고, 앞으로도 AI 활용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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