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한국 국빈 방문의 답방...중동 국가와 최초로 CEPA 체결
양국 간 공감대 확립...윤석열 대통령 “양국 관계 최상위 상태 있어”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모하메드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한-UAE 정상회담을 가졌다. 사진=대한민국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UAE 정상회담을 가졌다. 사진=대통령실

[이지경제=이원진 기자] 한국이 중동 국가 중에서는 최초로 아랍에미리트(UAE)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맺었다.

대통령실은 총 2건의 협정과 17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UAE 측의 ‘300억 달러 투자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월 UAE를 국빈 방문할 당시 UAE 측의 300억 달러 투자 공약을 이끌어낸 바 있다.  

용산 대통령실에서 29일 개최된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의 정상회담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를 포함한 정부기관, 관련 기업들이 참석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회담 브리핑에서 “양국 정상은 작년 1월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 당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최고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한 약속이 잘 이행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양국 관계의 특별함에 대해 공감대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1년 4개월 만에 상호 국빈 방문이 이뤄지면서 협력 성과가 빠르게 나타난 것은 그만큼 양국 관계가 최상의 상태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무함마드 대통령도 “한국과 UAE의 관계에 자부심을 느끼며 이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면서 “한국과의 관계를 더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 측은 UAE와 8건의 협정 및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양 정상 임석 하에 타니 빈 아흐메드 알 제유디 UAE 대외무역특임장관과 한-UAE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에 정식 서명했다. 또 안 장관은 술탄 알 자베르 UAE 산업첨단기술부 장관과 LNG 활용 청정수소 생산 등과 연계하여 ‘탄소 포집 및 저장(CCS)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 양국 청정수소 공급망을 구축하고 탄소감축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이번 MOU는 CCS 협력에 관한 첫 번째 국가 간 양해각서다. 이번 MOU 체결로 향후 국내 포집 CO2의 해외 저장소 확보와 NDC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여러 재계인사들도 참석해 일정을 함께했다. 국내 대기업들은 에너지, 조선, 석유화학 등 분야에서 UAE 기업들과 협력을 논의했다. 먼저 한국석유공사와 삼성E&A, GS에너지 컨소시엄은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와 ‘청정수소 생산 및 도입 공동개발 전략적 합의서’를 체결했다. 이 합의서는 UAE 루와이스 지역 블루암모니아 사업을 구체화하는 것으로 UAE 현지의 블루 암모니아 생산·도입과 국내 유통인프라(인수터미널 등) 투자, CCS 운송 등을 포괄하는 수소의 모든 밸류체인에 대해 상호 공동 개발·투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와 ‘액화천연가스 운반선 건조 의향서’를 체결했다. 최종 계약까지 성사될 경우 6척(약 15억 달러 규모)을 국내 조선사가 수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한국전력공사가 UAE원자력공사(ENEC)와 제3국 원전 공동진출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해 공동으로 원전사업 수행을 위한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석유공사와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는 현재 400만 배럴인 국제공동비축사업의 규모 확대를 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는 현재 계약의 물량 확대를 요청했고, 두 기업은 공동비축사업 확대 외에도 석유 탐사·개발, 회수 증진 연구개발(R&D) 등까지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기존 양사 간의 MOU를 수정·연장하기로 했다.

효성은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와 베트남 내 화학공장을 기반으로 석유화학 제품 및 액화석유가스(LPG) 부문의 아시아 지역 사업 협력 기회를 모색하기로 했다. 

같은 날 중소벤처기업부는 UAE 경제부와 한-UAE 중소벤처위원회를 설립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각국의 중소벤처 분야 교류 동력을 유지하고 지속적인 협력 확대를 위해 장관급 정례 협의체를 신설하기로 했다. 중소벤처 분야를 전담해서 다루는 장관급 협의체가 설립된 것은 양국 모두 최초다.

이번 양해각서를 계기로 신설되는 한-UAE 중소벤처위원회는 중기부 장관과 경제부 장관을 의장으로 하며, 양 국가의 중소벤처분야 유관 부처와 유관 기관이 함께 참여해 정기적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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