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구독사업 확대로 양호한 실적 평가
‘올 뉴 스타일러’ 등 신제품들이 성장 견인

2024년형 LG 올레드 에보(G4). 사진=LG전자

[이지경제=정석규 기자] LG전자가 글로벌 수요 부진에도 B2B(기업 간 거래)와 가전 판매 호조, 구독 사업 확대 등으로 역대 1분기 매출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양호한 실적을 냈다.

LG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조332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1%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공시했다.

재료비 인상과 시장 경쟁 심화 등으로 감소했지만 2020년 1분기 이후 5년 연속 1조원을 웃도는 1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21조95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이는 역대 1분기 매출 중 가장 많은 결과다.

이는 시장 전망치와 대체로 부합했다. 시장전망은 전년 동기 대비 4.42% 증가한 21조3178억원, 영업이익은 10.99% 감소한 1조3328억원으로 예측됐다.

LG전자는 “구독 등 새로운 사업 방식을 도입하고 추가 성장 기회가 큰 B2B 사업을 확대한 것이 시장 수요 회복 지연 등의 불확실성을 돌파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시장 수요 양극화에 대응하며 볼륨존(가장 큰 소비 수요를 보이는 영역) 라인업의 제품·가격 범위를 확대하는 차별적인 시장 전략을 펼친 것도 주효했다.

이날 LG전자는 사업본부별 세부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생활가전 사업이 1분기 출시한 의류관리기 ‘올 뉴 스타일러’, 올인원 세탁건조기 ‘워시콤보’ 등 프리미엄 신제품이 시장 호응을 얻으며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 시장에서 지역별 특성과 수요 변화에 맞춰 볼륨존을 공략한 것도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B2B에 해당하는 냉난방공조시스템(HVAC), 빌트인, 부품솔루션 등의 확대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전장(차량용 전기·전자장비) 사업의 경우 그간 확보한 수주잔고가 점진적인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90조원대 중반에서 올해 상반기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TV 사업은 인공지능(AI) 성능을 대폭 강화한 2024년형 신제품을 출시한 데 이어 웹(Web)OS 콘텐츠·서비스 사업의 성장이 지속됐다. 

TV 수요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지만, TV 세트(완성품)의 부진을 전 세계 수억대 제품을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웹OS 중심의 플랫폼·서비스 이익이 만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의 실적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전 사업은 프리미엄 제품과 중저가(볼륨존) 라인업의 판매 호조로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가전 사업은 올해 영업이익이 2021년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가전사업은 회사의 연간 영업이익의 55%가량을 차지한다.

LG전자는 고객이 원하는 가전과 제품 관리 등의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구독 사업을 확대해 생활가전 패러다임 변화에 속도를 내고 차별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공감지능’ 가전으로의 진화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전장의 경우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은 올해 차별화 제품을 확대하는 동시에 소프트웨어 역량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은 유럽, 아시아 시장 수주 확대로 성장을 가속화하고 차량용 램프 자회사 ZKW는 차세대 제품 역량 확보와 사업구조 효율화를 병행해 추진할 계획이다.

TV 사업의 경우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와 프리미엄 LCD인 QNED TV를 앞세운 ‘듀얼트랙’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제품 판매보다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웹OS 플랫폼 사업은 올해 조 단위 매출 규모의 사업으로 육성하려 한다”며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에서는 상업용 디스플레이 사업의 경쟁력 확보와 로봇, 전기차 충전 등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며 유망 신사업 조기 전력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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