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30% 오르자 밈코인 3~4배 급등
가치 창출 목적 없이도 ‘재미로’ 코인 구매
고팍스 “밈 코인 거래자, 수익 과시에 중점”
쟁글 “장기 투자일수록 프로젝트 분석 중요”

6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정석규 기자]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고공행진을 기록하는 가운데 재미로 만들어진 ‘밈(Meme) 코인’들도 덩달아 급등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암호화폐를 비롯한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과열 기류가 퍼지는 신호로 보고 신중한 투자를 조언하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6일 오후 3시25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2.09% 하락한 6만5846달러(한화 약 88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7100만원대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불과 1주일 만에 가격이 30% 넘게 오른 셈이다.

가상자산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같은 기간 20% 이상 상승하며 500만원을 넘어섰다.

이번 코인 가격 급등에서 주목할 점은 실제 코인시장과는 연관성이 약한 각종 밈코인들이 함께 올랐다는 점이다.

밈코인은 특정 캐릭터를 사용한 데서 유추할 수 있듯 블록체인 생태계나 어떤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만든 코인이 아니다.

가장 널려진 밈코인 ‘도지코인(DOGE)‘은 지난달 26일 120원 초반에서 6일 현재 222원으로 9일 만에 약 85% 급등했다.

도지코인은 지난 2013년 가상자산 투자 열풍을 풍자하겠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코인이다.

2021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몇 차례 도지코인을 언급하면서 급등한 적이 있지만,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이 시장 상황에 등락이 좌우되지는 않았다.

6일 3시 30분 도지코인 원화 가격 및 가격 변동 추이. 이미지=코인마켓캡

한때 ‘제2의 도지코인’이라 불린 밈코인 ‘시바이누’도 일주일 새 20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시바이누 코인(SHIB) 가격은 6일 오후 3시53분 기준 0.04794원을 나타내고 있다. 1개월 전보다 298.52% 상승한 수치다 

시바이누는 2020년 8월 출시된 밈코인이다. 시바이누 코인은 ‘료시‘라는 익명의 작성자가 만들었는데, 현재까지 료시는 개인인지 단체인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개구리 캐릭터를 넣은 ‘페페코인(PEPE)‘도 마찬가지다. 

같은 시각 코인마켓캡에서 페페코인은 0.009695원으로 1개월 전에 비해 711.36% 올랐다.

업계에서는 밈 코인의 급격한 가격 상승이 일부 투자자들의 무모한 배팅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GOPAX)는 밈 코인 거래의 주체를 ‘디젠(Degen)’이라 불리는 투자자들이라고 지적했다.

고팍스 관계자는 밈 코인의 특징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이들(디젠)은 투자보다는 ‘무모한 베팅’에 가까운 행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자신이 디젠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도박꾼이라는 사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보다는 큰 수익을 인증하며 많은 팔로워와 지지자를 얻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디젠들은 투자에 대해 깊은 고민과 연구를 하지 않고, 토크노믹스나 사용처보다는 큰 수익을 얻기 위한 투자에 중점을 둔다는 설명이다.

그는 “변동성과 리스크가 특히 높은 가상자산 투자에서도, 밈 코인은 특히 가장 투기적인 분야로 여겨진다”며 “투자자들은 이러한 시장의 특성과 리스크를 충분히 인지하고, 시장의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 플랫폼 쟁글(Xangle)에서는 코인 투자 전 프로젝트 분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주식을 살 때 회사의 사업과 재무재표를 분석하듯, 코인 투자도 그 코인을 발행하는 프로젝트를 알아야 장기적 투자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지혜 쟁글 리서치센터장과 김찬희 쟁글 연구원은 관련 보고서를 통해 “가상자산은 변동성이 매우 커서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나 투자자들이 분석하기 어렵기로 악명이 높다“며 “블록체인 기술의 가능성을 믿고 장기적으로 보유할 의향이 있는 투자자일수록, 프로젝트의 실행 가능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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