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팬오션’ 통해 이스타항공 인수전 참여
현금성자산 7천억원 보유…M&A 노하우 풍부
팬오션 인수 ‘신의 한수’…매출 늘고, 흑자지속
닭은 날지 못한다. |
[이지경제=김보람 기자]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한다. 자회사 ‘팬오션’을 인수합병(M&A)한 노하우를 통해 해상에 이어 항공까지 영역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하림그룹은 팬오션을 통해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타항공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이번 인수전에 쌍방울그룹, 사모펀드 운용사 등 10여곳이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본입찰은 14일이다.
다만, 하림이 이번 인수전에서 다소 유리하다. M&A 노하우에 총알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하림지주는 지난해 전년(7조3502억원)보다 5.1%(3730억원) 증가한 7조7233억원의 연결기준 매출을 올렸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3540억원)과 순이익(1735억원)도 각각 15.5%(475억원), 83.5%(790억원) 급증했다.
하림의 현금성 자산은 7228억원에 달한다.
재무건전성도 탄탄하다. 하림지주의 지난해 유동비율은 71.2%, 부채비율은 171%다. 기업의 지급능력 또는 신용 능력을 판단하는 유동비율은 200% 이상이어야 하며, 부채비율은 통상 200% 이하를 우량 기업으로 간주한다.
반면, 유력한 경쟁 상대인 쌍방울그룹의 지난해 말 부채 비율은 62.7%로 양호하지만, 유동비율은 92%로 기준 이하다. 게다가 쌍방울그룹은 지난해 매출 972억원으로 전년보다 1.8%(17억원) 늘었지만, 영업손실(13억원), 순손실(161억원)을 기록하면서 재무 상태가 불안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항공업 부진과 2000억원에 달하는 이스타항공의 채무를 감안하면 이번 인수가 쌍방울그룹에는 부담이라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서울~제주 등 알짜 노선, 운수권과 슬롯(공항에서 뜨고 내릴 수 있는 권리)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이스타항공 인수합병은 공개경쟁입찰(스토킹호스)방식으로 진행된다. 우선 매수권자를 선정한 뒤 공개입찰을 통해 더 높은 가격을 제안한 예비입찰자가 새 주인이 되는 것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하림지주는 연매출 2조원, 자산은 10조원 수준의 자금력은 물론, 팬오션 인수 경험과 기사회생 경험이 있다”며 “김 회장은 팬오션과의 시너지로 항공 물류역량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인수에 적극적이면서도 유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한편, 김 회장은 2015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해운기업 팬오션을 1조원에 사들였다.
이후 김 회장은 해운업황의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고비용 장기 용선 계약을 해지하고, 우량한 장기 운송 계약방식으로 경영효율화를 꾀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팬오션은 코로나19 정국과 이에 따른 해운업계 불황에도 매출 2조4971억원을 달성하면서 전년(2조4678억원)보다 1.2%(292억원) 늘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252억원, 907억원으로 흑자를 달성했다.
팬오션은 올해 1분기에도 매출 6799억원, 영업이익은 488억원, 순이익은 54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업계에서 김 회장의 팬오션 인수를 ‘신의 한 수’라고 칭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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