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유, 맥주, 막걸리까지...제로 슈거 상품 ‘봇물’
대체당 과섭취 시 이상반응 올 수 있어 주의 필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CU타워팰리스점은 지난해 12월 오픈한 첫 컬리 특화 매장이다. 사진=김선주 기자
'제로' 열풍으로 유통업계 전반에 제로 마케팅이 한창이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김선주 기자

[이지경제=김선주 기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설탕이나 과당을 뺀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탄산음료, 과자는 물론 두유, 맥주까지 식음료업계 전반에서 너도나도 '제로 슈거' 상품 출시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무분별한 섭취보다는 대체당에 대해 알고 섭취할 것을 권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5일 매일유업은 설탕을 넣지 않아 당 함량이 1g대인 '매일두유 고단백 검은콩'을 출시했다. 기존 제품에서 단백질 함량을 높이고 당 함량은 낮췄다. 당 섭취를 줄이고자 하는 소비자를 위해 선보였으며, 천연 감미료인 알룰로오스와 스테비올배당체를 사용했다.

하이트진로 역시 지난 18일 제로 슈거 콘셉트의 '테라 라이트'를 출시했다. 355㎖ 캔 기준 88.8㎉, 알코올 도수 4도의 라이트 라거다. 테라 라이트는 테라의 호주산 100% 청정 맥아를 기본으로 사용했다. 원료부터 첨가물까지 당류나 감미료를 사용하지 않았고, 테라 본연의 강렬한 청량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100% 리얼 탄산 공법을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하이트 진로 측은 "소비자와 시장의 니즈에 맞는 제품을 선보이고자 헬시 플레저 시대상에 맞는 맥주 신제품 테라 라이트를 출시했다"며 "리얼 제로 슈거 공법의 가벼운 칼로리와 100% 리얼 탄산 공법의 시원한 청량감으로 맥주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도 지난 18일 전통주 스타트업 뉴룩과 손잡고 ‘힙걸리 프로젝트’ 6탄으로 ▲얼그레이향 막걸리 ▲레몬향 막걸리 ▲오리지널 막걸리 등 ‘뉴룩 막걸리’ 3종을 업계 최초로 출시했다. 뉴룩 양조장이 자체 개발한 발효공법으로 제조해 막걸리의 당류는 모두 제거하고 칼로리 역시 절반 수준으로 낮춘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칼로리는 100g당 23.6kcal로 일반 막걸리의 절반 수준이며, 당류를 뺀 막걸리의 단맛은 천연감미료인 대체당 알룰로스를 가미했다는 설명이다.

제로 열풍이 불면서 식음료업계가 다양한 제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제로 트렌드를 소비자 역시 환영하는 분위기다. 설탕이 들어가지 않아 당이 0이면 그만큼 칼로리도 낮고 건강적인 측면에서도 덜 부담스럽다는 게 소비자의 생각이다.

한 소비자는 "'제로'라는 말이 들어가면 탄산음료를 마셔도 괜시리 죄책감이 덜한 느낌"이라며 "냉장고에 늘 제로 탄산음료가 한 무더기로 진열돼 있을 정도로 즐겨 마신다"고 말했다.

다른 소비자는 "비슷한 상품에 비슷한 가격이면 이왕이면 '제로'를 찾을 수밖에 없다"며 "요새는 제로 상품이 많아서 아이스크림, 과자, 음료 등 일부러 제로만 찾아서 먹는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제로 상품에 사용되는 대체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식품 전문가는 "대체당을 과하게 섭취할 경우 복통, 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인공감미료의 단맛이 오히려 식욕을 자극해 고열량의 음식을 더 찾게 만들 수 있다"며 "인공이 아닌 천연감미료여도 배변 시 불편감을 느끼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적당한 섭취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설탕 대신 단맛을 내는 인공감미료는 달지만 열량이 거의 없고 당이 들어 있지 않아 당뇨 환자에도 쓰이긴 하지만 일부는 팽만감이나 소화 문제 등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개인에 따라 특정 대체물에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거나 인체 대사활동을 교란시키는 등의 부작용을 보일 수 있다는 부연이다. 그는 한 연구를 예로 들며 감미료와 탄수화물을 함께 섭취 시 인슐린 민감도를 떨어트려 신체 내 혈당 처리가 원활하지 못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그는 "소량을 먼저 섭취해보고 신체의 반응을 관찰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며 "부작용이 지속되면 의료 전문가나 영양사에 조언을 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제로 슈거라고 하면 당이 0이라고 생각해 심리적으로라도 제로와 일반 상품이 있으면 제로를 고르게 된다"며 "이러한 제로 열풍에 제로음료는 물론 제로맥주까지 나왔다. 보통의 제로음료는 설탕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단맛을 내기 위해 대체당을 사용한다. 소비자 개인의 건강 상태 등에 따라 대체당이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포장에 안내하는 등 개선 절차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소비자는 "제로라는 말에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판매하는 제로 음료를 하루에 2~3잔씩 마시고 화장실에 여러 번 간 적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당에 대한 부담이 없어 일부러 제로만 골라 마셨으나 추후 대체당 때문이라는 정보를 접하게 돼 그 뒤로는 제로를 찾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이지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