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정수남 기자] 국내 중고차 산업은 연간 거래규모 380만대, 30조원 규모로 신차(150만대∼180만대) 시장보다 두배 이상 크다.
중고차 내수는 매머드급이고, 일반인이 직접 부딪히는 분야라 관심도도 높다.
다만, 수출 중고차 분야는 일반인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적어 관심이 크게 떨어진다.
지난 주말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를 만났다.
- 자동차 등 일반 산업은 비약적인 발전과 선진형 시스템을 갖추고 활성화되고 있지만, 유독 수출중고차 분야만 지지부진합니다.
▲ 여전히 수십년 전의 관행과 구시대적인 시스템은 물론, 인프라면에서도 선진형과는 거리가 멀죠. 현재도 수출중고차 분야는 ‘산업’이라고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로 영세합니다.
2019년 수출 중고차는 46만대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감염병 정국이라 38만대 수출에 그쳤습니다. 전년보다 21%로 감소했으며, 수출액도 1조3000억원으로 급감했습니다.
- 수출중고차가 내수 중고차 규모와 비교하면 한참 뒤지고 있는 셈인데요.
▲ 변변한 수출단지조차 조성되지 못한 채 수출중고차는 여전히 나대지에 방치돼 있고, 수출중고차 업체 역시 컨테이너 박스, 혹은 폐버스나 화물차 적재함 등을 개조해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는 등 열악합니다.
불법 수출단지라는 이유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중고차 진단평가나 품질보증은 요원하고, 체계적인 수출시스템 역시 먼나라 이야기입니다.
개선돼야 할 여지가 그 만큼 많다는 뜻입니다.
- 일본과 판이한데요.
▲ 국내 중고차 수출은 일본의 20% 수준이고, 금액도 절반 정도입니다.
수출중고차 분야가 낙후되다 보니, 정부의 관심도 부족하고, 관계 부처도 애매합니다.
수출중고차는 내수 중고차를 담당하는 국토교통부의 소관이 아니라 산업통상자원부가 맡고있지만, 예전에 외교통상부에서 ‘통상’을 떼어 산업부에 포함시키면서 애매모호하고 더욱 소외된 분야가 됐습니다.
현재 산업부가 중고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팔을 걷었지만, 해결과제가 많습니다.
- 수출중고차는 선적 접근성이 탁월한 지역이 다소 강세인데요.
▲ 국내 수출중고차 선적과 거래의 90%는 인천이 주로 담당하고 있을 정도로 수도권이 절대 강자입니다.
최근 평택이나 군산 등이 부상하고 있으며, 부산이나 울산 등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수출중고차의 다원화가 진행 중이지만, 이들 지역이 실질적인 역할을 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 이들 지역이 추출중고차 핵심 기지로 역할을 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말씀으로 들립니다만.
▲ 인천의 경우 선진형 단지 조성을 위한 부지 확보가 가장 큰 문제고 평택이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아직 걸음마 수준입니다.
매립작업이 진해되고 있는 군산 새만금 지역에 선진형 단지가 조성되고 있으나, 주관 기업 선정 등은 물론, 규모 면에서 고민도 많고요. 군산은 남쪽 중고차 일부와 중고 건설기계 등의 특화된 영역이 가장 적절할 것으로 보입니다.
- 앞서 산업부의 역할을 말씀하셨는데요.
▲ 산업부가 수출중고차 분야를 당당한 일개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조만간 수출중고차 관련 단체도 출범하는 등 선진형 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입니다.
앞으로 수출중고차 산업은 현재보다 3배 이상으로 확대되고, 수출중고차 가격 역시 높아지면서 ‘규모의 경제’가 구현될 것입니다.
수출중고차 산업은 향후 3조원 시장으로 커지고, 중고부품 수출 등 다양한 시너지가 기대됩니다. 관련 일자리도 크게 늘어날 것이고요.
- 첫걸음부터 잘 떼야 할 지 싶은데요.
▲ 현재 다양한 선진형 시스템을 갖춘 기업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선진형 단지를 활용한 백화점식 인프라 조성은 물론, 원스톱 서비스 구축 등 다양한 개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수출중고차 플랫폼을 갖춘 선진 기업의 등장으로 수출중고차 시장 확대가 예상되며, 감염병 정국으로 신뢰성 높은 비대면 직구가 활성화되면서 성장성이 풍부한 비접촉 사업으로 중고차가 떠올랐습니다.
- 향후 수출중고차 시장이 장미빛인데요.
▲ 문제도 있습니다. 대기업의 자본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설립돼 독점적 시장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A사가 현재 경쟁사의 정상적인 사업 막고 있습니다.
수출중고차를 올리는 ‘판매자’는 다양한 플랫폼에 매물을 올리고, 해외 바이어와 연결할 수 있는 다양한 중계망이 필수입니다.
A사는 독점적인 위치를 악용해 판매자를 위협하면서 수출중고차가 건전한 산업으로 도약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A사는 현재 자사의 플랫폼 이외의 다른 플랫폼 기업에 매물을 올리면 퇴출한다고 판매자들을 위협하는 등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게 위해를 가하고 있습니다.
- A사의 횡포를 막을 방법이 없나요.
▲ A사의 행태는 수출중고차 활성화에 걸림돌입니다. 민관이 수출중고차 분야를 산업으로 육성하려고 걸음을 뗀 만큼,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형성을 위해 A사에 대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이 같은 위협이 공정거래에 위배되는 행위라, 관계 기관도 눈여겨 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수출중고차 산업은 공정한 경쟁을 통해 다양한 사업이 나올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절실합니다.
민관의 노력 여하에 따라 수출중고차 분야는 3조원 이상의 시장으로 발돋움 하는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도 대거 기대됩니다.
조만간 국산 중고차와 국산 신차가 외국 도로를 함께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수출중고차가 하나의 산업 분야로 성장할 역량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 쌍용차, 벼랑끝서 탈출…조합원 자구안 수용
-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미래차’ 분야 국가 재정지원 3개 사업 선정
- [김필수 교수의 으랏 車車車] “미래 모빌리티 불확실, 民官 합심해야”
- 한국GM, 올해 경영정상화 원년…노조가 ‘또’ 발목
- [김필수 교수의 으랏 車車車] “환경개선, 2천400만대 내연기관차가 관건”
- [김필수 교수의 으랏 車車車] “국산차 업체, 현대기아차만 남나?”
- [김필수 교수의 으랏車車車] “전동킥보드, 속도줄여 인도주행 허용해야”
- 車 주행중 시동 꺼짐, 레몬법 대상…BMW, 교환 적극 ‘대응’
-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7월부터 해외여행 간다
- [김필수 교수의 으랏 車車車] “이륜차, 앞에 이름표를 달자”
- 중고차, 제값 받으려면 7월에 팔아라
- [김필수 교수의 으랏車車車] “화재·급발진 등 EV 문제 급부상, 능동적 준비와 대처 중요”
- 신차 대신 중고차가 대세…반도체부품 부족으로 출고지연탓
- [김필수 교수의 으랏車車車] “사거리, 교통사고 사각지대…사고 ‘확’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