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글로벌 3대 게임쇼’ 걸맞은 체급 보여줬다는 평가
국내 업체들 여러 장르서 긍정적 시장 반응‧피드백 얻어
“콘솔 게임 중심 일본 시장 변화 예의주시” 분석도 나와

올해 ‘TGS 2024’는 개막 이전부터 역대 최대 규모인 44개 국가, 985개 기업이 참가한다고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폐막 이후 총 참관객 수가 27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흥행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성과를 달성했다는 평가다. 사진=CESA
올해 ‘TGS 2024’는 개막 이전부터 역대 최대 규모인 44개 국가, 985개 기업이 참가한다고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폐막 이후 총 참관객 수가 27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흥행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성과를 달성했다는 평가다. 사진=CESA

[이지경제=김용석 기자] 글로벌 3대 게임쇼(도쿄게임쇼, 차이나조이, 게임스컴) 중 하나로 손꼽히는 ‘도쿄게임쇼 2024(TGS 2024)’가 지난 26일부터 나흘간의 일정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특히 올해 행사의 경우 일본컴퓨터엔터테인먼트소프트웨어협회(CESA)가 올해 초 목표로 삼았던 25만명을 9.8% 초과 달성한 27만4739명의 현장 방문객을 기록하면서 ‘종합 오프라인 게임 행사 무용론’을 무색하게 하는 시장 가능성과 열기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는 국내 게임사들의 부스 참가가 게임스컴에 이어 TGS에서도 이어지며 달라진 위상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넥슨과 크래프톤, 시프트업, 빅게임스튜디오 등 다수의 국내 업체가 TGS 전시관에 여러 형태로 신작을 공개했고, 일본 현지 참관객들에게 비상한 관심과 호응을 얻으면서 국산 게임의 일본 및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이끌어냈다.

이에 대해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콘솔 게임 중심의 게임 강국이자 갈라파고스화된 시장으로 평가됐던 일본 시장이 이번 행사를 통해 본격적인 성장과 변화를 보여줬다고 평가하고 있다. 과거 콘솔 플랫폼 중심의 빅 이벤트를 선보였던 TGS가 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 관련 부스와 행사를 전면에 내세우기 시작하면서 일본 게임 시장 자체의 흐름 변화를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 일본 게임 시장의 변화 눈으로 확인돼

TGS는 CESA가 주관하는 아시아 지역의 대표 게임쇼다. 1996년 첫 행사가 진행된 이후 팬데믹 여파로 온라인으로 개최된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고 꾸준히 오프라인에서 행사가 실시된, 30년에 가까운 전통을 보유한 전시회다. 특히 지난 2021년을 마지막으로 폐지된 미국의 대표 게임쇼 ‘E3’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20년이 넘은 히스토리를 자랑하는 게임쇼는 TGS가 유일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TGS 행사는 역대 최대 규모(참가사 979개사 3252개 부스, 등록 게임 수 2299개)를 기록함과 동시에 콘솔 게임으로 대표되는 단일 플랫폼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다. 시장 규모와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는 PC 온라인 게임 및 모바일 게임 개발사들이 기존 콘솔 게임 개발사에 버금가는 규모의 부스를 구성하고 참관객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하며 이전 TGS 현장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 여럿 확인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TGS 현장에서 진행한 ‘CESA 발표 스테이지’에서는 올해부터 새롭게 출간될 예정인 ‘2024 CESA 게임 산업 보고서’에 대한 파일럿 버전이 선공개됐다. 해당 보고서에는 글로벌 게임 시장 규모가 약 30조엔(한화 약 275조3700억원)으로 지난 4년 동안 약 2배 성장했으며, 일본 자국에서도 PC 게임 시장이 4년 만에 약 3배로 급성장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TGS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코어 게이머를 대상으로 한 콘솔 게임 중심의 대형 타이틀뿐만 아니라 PC 온라인, 모바일 등 여러 플랫폼을 대상으로 한 작품들이 행사에 선보여지면서 참관객들의 호응을 끌어냈다는 점이다. 사진=CESA
올해 TGS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코어 게이머를 대상으로 한 콘솔 게임 중심의 대형 타이틀뿐만 아니라 PC 온라인, 모바일 등 여러 플랫폼을 대상으로 한 작품들이 행사에 선보여지면서 참관객들의 호응을 끌어냈다는 점이다. 사진=CESA

◆ 넥슨 비롯한 국내 참가사들, 긍정적인 반응 이끌어내

이처럼 달라진 일본 시장을 타깃으로 국내 업체들 역시 TGS 2024에 참가했다. 먼저 넥슨은 지난달 독일 게임스컴에서 호평받은 하드코어 액션 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단독 부스를 마련했다. 넥슨은 현지 참관객이 직접 게임을 시연해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소울’ 장르의 원조인 일본 시장에서 반응과 피드백을 수집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근 엔씨소프트의 투자로 주목을 받은 빅게임스튜디오 역시 신작 ‘브레이커스: 언락더월드’를 메인으로 한 부스를 마련했다. 참관객은 보스 공략을 중심으로 준비된 게임의 시연 버전을 플레이할 수 있었고, 멀티 플랫폼을 제공하는 게임답게 PC와 모바일 버전 모드 테스트가 가능한 환경을 선보였다. 시연판을 직접 플레이한 참관객들은 애니메이션풍 비주얼과 액션 RPG 특유의 재미 요소에 호평을 남기기도 했다.

모바일 게임 부문에서는 크래프톤이 구글플레이 협업 파트너 부스를 통해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선보였다.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연내 출시를 앞두고 참관객들의 피드백을 수집하는 성과를 달성했고, 동시에 구글플레이의 PC버전 테스트도 병행할 수 있었다. 시프트업 역시 지난 2022년 TGS 참가에 이어 올해에도 ‘승리의 여신: 니케’를 TGS 현장에 출품시켰다. 부스를 글로벌 퍼블리셔인 레벨 인피니트를 통해 마련됐으며, 일본에서의 인기를 증명하듯 이벤트에 참가하려고 하는 참관객들의 긴 대기줄이 만들어지는 진풍경이 나타나기도 했다.

◆ 국내 게임 체급 성장...일본 게임 시장 성공 가능성 확인

올해 TGS와 관련해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일본 게임 시장의 성장과 변화에 맞춰 국내 게임 개발사의 가능성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었던 행사라고 평가했다. 국내에서도 어느 때보다 많은 업체와 관계자들이 TGS에 참가했고, 시연할 수 있는 게임들을 참관객에게 선보이면서 이들의 반응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TGS에 참가한 국내 업체들이 모두 온라인과 모바일, 콘솔을 구분하지 않고 여러 작품을 등록하면서 국내 업계 스스로가 새로운 플랫폼으로 도전하는 모습을 이어갔다는 평가도 나왔다. 일본 게임 시장도 성장과 발전을 이어가면서 갈라파고스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면, 국내 업체들 역시 흥행 플랫폼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벗어나는 흐름을 보여준 행사였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대형 콘솔 게임 중심의 행사로 알려진 TGS 현장에서 국내 업체가 기대작을 앞서 보여주는 부스를 운영하고, 이를 플레이하기 위해 장시간 대기줄이 형성됐다는 점에서 국내 게임 시장의 퀄리티 상승의 성과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었다”며 “동시에 상대적으로 시장 발전이 늦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던 일본 시장이 모처럼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겨냥한 맞춤 전략을 업체별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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