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電, 순익 1047% 급증…HA‧HE사업부, 호실적 견인
LG화학, 사상 첫 매출 30조…영업익‧순익 200% 상승
[이지경제=양지훈 기자] 지난해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와 LG화학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정국을 돌파했다.
재계는 ‘젊은 경영인’ 구 회장이 어려운 대내외 환경에서도 취임 4년 만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향후 발전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63조2620억원(전년대비 1.5%↑), 영업이익 3조1950억원(31.1%↑), 당기순이익 2조638억원(1046.9%↑)을 기록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5.1%로, 처음으로 5%대를 찍었다.
지난해 LG전자의 부채비율은 174.8%로 2019년(173.1%)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이 안정권인 100%를 웃돌았지만, 2009년부터 10년째 다국적 신용평가사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 ‘AA0(안정적)’을 유지할뿐만 아니라 향후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부 재편으로 재무 상태가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LG전자의 HA(생활가전)사업부가 전년 호실적을 견인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스타일러,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스팀 가전으로 대표되는 신(新)가전 판매 호조와 렌털사업의 매출 확대로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아울러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부는 올레드 TV와 나노셀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비중 확대로 영업이익이 급증했다.
HA와 HE사업부에 이어 LG전자의 세 번째 버팀목인 VS(전장)사업부도 지난해 최대 매출인 5조8015억원을 기록해 5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조업이 정상화돼 자동차 수요가 회복세로 돌아선 게 호재로 작용했다.
호실적에 힘입어 LG전자는 보통주와 우선주에 주당 각각 1200원, 1250원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이는 주당 1750원, 1800원 배당금을 지급한 2010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LG그룹을 이끄는 또 다른 축인 LG화학도 지난해 그룹의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LG화학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0조575억원(전년대비 9.5%↑), 영업이익 2조3532억원(185.1%↑), 당기순이익 1조864억원(188.9%)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LG화학이 연 매출 30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동석 LG화학 부사장은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에서도 매출은 전년대비 10% 성장해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했으며, 상각전 영업이익(EBITDA)도 사상 최대인 4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매출 성장과 수익 증대의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한 해였다”고 자평했다.
부채비율은 115.3%로 전년(95.7%)과 달리 100%를 넘어섰다.
다만, 업계에서는 배터리 분사를 통해 앞으로 LG화학이 재무 부담을 덜어낼 것으로 예상한다. LG화학은 지난해 12월 전지사업부문을 100% 자회사로 두는 LG에너지솔루션의 출범을 알린 바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구 회장의 과감한 결단이 향후 LG전자와 LG화학 등 주력 계열사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매출 급증을 기대하고 있으며, 적자에 허덕이는 MC사업부는 올 상반기 재편에 들어갈 가능성이 제기됐다. 구 회장의 경영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2일 기업 분석 보고서에서 “기회비용이 큰 LG전자 MC사업부의 구체적인 방향성은 상반기 중 정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HA사업부는 올해 전사 실적에서도 65%의 이익 기여도로 이른바 ‘캐시카우(수익창출원)’의 역할을 보여줄 것”이라며 “2023년 마그나와 합작법인 실적 기여가 본격화된다면 해마다 VS사업부에 대한 긍정적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LG화학은 올해 1월 사업부문별 성장 동력원에 대한 비전을 공유했다. 기존 배터리부문 외에도 첨단소재는 양극재‧첨가제‧바인더 등 2차전지 소재와 디스플레이 재료를 우선으로 하며, 생명과학은 파이프라인과 신약 개발, 기초소재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앞세운다는 방침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LG화학의 호실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의 전환이 과거보다 더 빨라지고 있고, 중기 시장 전망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우량 배터리 업체는 3~4개에 불과해 선발 배터리 업체인 LG화학의 매출액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LG에너지솔루션의 IPO(기업공개) 과정에서 배터리와 비(非) 배터리부문 사업 가치 재평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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