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한달 만에 국내 2년치 매출의 1.5배 이상 추산
기존 중국 시장은 규제 등 이유로 부정적인 전망 多
잭팟급 규모에 ‘완전 배제’에서 ‘후순위’로 전략 변경

전문가들은 던파 모바일의 성공에 있어 오리지널 던파의 IP파워가 건재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사진=넥슨
전문가들은 던파 모바일의 성공에 있어 오리지널 던파의 IP 파워가 건재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사진=넥슨

[이지경제=김용석 기자] 넥슨의 모바일 게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하 던파 모바일)’이 중국 출시 한 달 만에 세계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다는 통계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특히 판호 발급 등 외부적인 문제로 지난 5월부터 중국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압도적인 성과가 예측된다는 지표가 나온 것이다. 특히 이번 결과는 통계업체 한 곳의 단독 자료가 아닌, 여러 업체들의 공통된 집계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중국 시장의 저력을 재차 확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전까지 중국 게임 시장은 압도적인 매출 규모를 보유하고 있으나, 게임 출시와 관련한 여러 제약이 산재해 글로벌 마켓으로서 장점이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었다. 특히 중국 서비스만을 위해 기존 글로벌 기준과 다른 서비스 형식과 시스템을 따라야 하기에 글로벌 서비스 국가 중에서도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자체적으로 게임 분야 규제를 강화할 조짐을 최근까지 보이면서 시장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도 상당했다.

하지만 이번 던파 모바일 추정 성과의 압도적인 지표가 공개되면서 중국 시장의 최대 강점인 ‘규모가 다른 매출 성적’이 건재하다는 것이 증명됐다는 분위기다. 특히나 중국의 '한한령' 조치 이후 적용된 규제의 틀 안에서도 기록적인 매출을 기록한 사례가 생겼기에 현실적인 이유로 서비스 순위를 후순위로 미룰지언정 서비스 국가에서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 한 달 만에 2억7000만 달러 매출 ‘대기록’

중국에 론칭된 던파 모바일의 매출 기록은 앱 마켓 시장조사업체인 센서타워의 집계 데이터에 따른 지표다. 센서타워는 던파 모바일이 지난 5월 론칭 이후 한 달 동안 중국 시장에서 2억7000만 달러(한화 약 3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집계했다.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니코파트너스 역시 던파 모바일의 중국 첫 주 매출을 1억4000만 달러(한화 약 1946억원)으로 추정했고, 모바일 시장 조사 앱 매직에서는 던파 모바일이 5주 연속 세계 게임 앱 매출 1위를 기록했으며, 전체 앱 순위에서도 틱톡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던파 모바일은 지난 2016년 중국 퍼블리셔인 텐센트게임즈가 판호를 받은 뒤 2020년 서비스를 목표로 준비가 됐던 타이틀이다. 하지만 출시 하루를 앞두고 출시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중국이 아닌 국내 시장에 먼저 론칭된 바 있다. 이후 지난 2월 새롭게 판호를 받아 재론칭을 준비했고, 5월에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기록적인 매출 기록을 써나가고 있다.

던파 모바일의 중국 흥행은 규모는 다르지만 형태는 론칭 초반 국내 흥행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내 유저들의 평가였던 ‘던파 초기 버전을 모바일로 즐길 수 있다’ 등의 평가가 중국 내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던파 모바일의 경우 이미 2년 이상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게임이기 때문에 업데이트 콘텐츠가 방대하게 남아있다는 점 역시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지금 게임을 플레이하더라도 최소 2년 이상 추가될 콘텐츠가 준비돼 있어 게임을 장시간 플레이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다.

넥슨은 이번 던파모바일의 기록적인 중국 매출로 작년에 아쉽게 실패한 4조 매출 달성에 한발 더 다가갔다는 평가다. 사진=넥슨
넥슨은 이번 던파 모바일의 기록적인 중국 매출로 지난해 아쉽게 실패한 4조원 매출 달성에 한발 더 다가갔다는 평가다. 사진=넥슨

◇ 규제에 규제 더해진 ‘헬난이도’ 시장

던파 모바일의 폭발적인 흥행으로 재조명받고 있지만, 중국 시장은 어떤 글로벌 시장보다 어려운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업체가 중국 시장에 게임을 서비스하고자 한다면 최우선적으로 게임을 퍼블리싱해줄 업체가 필요하며, 중국 정부가 발급하는 서비스 권리인 판호(版號)가 필수로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가까스로 중국 업체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다 해도 중국 정부의 판호를 발급받지 못하면 게임 서비스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게임을 서비스하는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판호도 성공적으로 발급받아 게임을 론칭한다 하더라도 퍼블리셔와 사이가 틀어지면 순식간에 게임 서비스를 종료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과거 블리자드가 중국 업체인 넷이즈와 서비스 계약을 맺고 자사의 여러 게임들을 출시했으나, 사이가 틀어지고 순식간에 게임 서비스가 종료되면서 혼란이 발생한 전례가 있다.

여기에 중국 정부 자체가 최근까지 게임 시장에 대한 규제 정책을 강화하고자 했던 것 역시 부정적인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산하 매체인 경제참고보는 지난 2021년 게임을 ‘정신적 아편’으로 지목해 비판한 이후 게임 시간을 극단적으로 단속하는 ‘미성년자 온라인 게임 단속령’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주말은 물론이거니와 청소년의 방학 시즌에도 주 3시간만 게임이 가능하도록 한 규제를 유지하면서 게임 시장 자체의 규모 축소까지 거론되던 상황이었다.

◇ 고려하지 않던 곳도 다시금 바라보게 만든 ‘매출’

이런 상황에서 던파 모바일의 성과는 시장 가능성을 다시금 확인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리지널 작품인 던전앤파이터의 IP 파워가 상당하다는 것은 이미 넥슨의 매출 수익을 통해 시장에서 알려진 사실이었으나, 이번 던파 모바일의 성과를 통해 중국 시장 자체 규모를 어느 정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중국 시장 진출에 회의적이었던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들도 이번 자료가 공개된 이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언급됐던 정부 규제 등을 이유로 아시아 지역에서도 중국 시장은 도전하기 힘든 지역으로 분류됐지만, 서비스만 가능하다면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 이번 매출 통계로 증명됐다는 의견이다. 특히 대만 등 중화권 국가에 먼저 서비스를 했던 업체들도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의 규모와 가능성을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이들도 이번 매출 결과로 어느 정도 확신을 갖게 됐을 것”이라며 “최근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가 전 세계적으로 감소하면서 숏폼 등 동영상 플랫폼에 매출이 밀리는 양상도 보였는데, 던파 모바일은 이 흐름마저 거스를 정도의 지표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중국 게임 시장의 새로운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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