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배 전 위원장 국회 입성에 공석 발생
상생금융 재검토 및 산은 이전 반대 구체화

사진=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사진=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이지경제=최희우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새로운 집행부 선거에 돌입한 가운데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이 격돌하는 구도가 형성되면서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이날 '2024년 금융노조 임원선거'를 실시한다. 지난 22일부터 사흘간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박 전 위원장이 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로 당선됨에 따라 후임을 결정하는 보궐선거다.

기호1번 김형선 위원장 후보는 현 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으로 기업은행지부 위원장(재선)도 맡고 있다. 현 한국씨티은행지부 위원장(3선)인 진창근 수석부위원장 후보와 신용보증기금지부 소속으로 현 금융노조 사무총장인 김재범 사무총장 후보와 함께 조를 이뤄 출마했다.

기호2번 윤석구 위원장 후보는 현 전국은행산업노조협의회 의장으로 KEB하나은행지부 위원장도 맡고 있다. 현 우리은행지부 부위원장인 신동신 수석부위원장 후보와 KB국민은행지부 소속으로 현 금융노조 부위원장인 김명수 사무총장 후보와 함께 출사표를 던졌다.

김 후보가 IBK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을 맡고 있는 만큼 국책은행 대 시중은행 구도가 형성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 후보의 경우 본점 대구 이전이 거론되는 기업은행 소속이라는 점에서 비슷한 현안을 앞둔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 소속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지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후보와 윤 후보 모두 '노동시간 단축'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 측은 주 4.5일 근무를 먼저 도입한 후 금요일 휴일화를 통해 주 4일제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오전 영업시간도 30분 단축해 9시 30분부터 영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 측은 곧바로 주 4일제를 도입하고 영업시간을 9시 30분부터 3시 30분까지로 단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산은 부산 이전 저지도 두 후보의 공통 공약이다. 김 후보 측은 노조의 합의 없는 이전 금지를 명문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윤 후보 측은 산은 이전 반대와 더불어 지부별 낙하산 저지 투쟁 등 '대정부 산별투쟁 강화'를 약속했다. 

차기 금융노조 집행부 후보가 일제히 강경한 공약을 내세우면서 노사관계 또한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아울러 야권과의 갈등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측 입장이다.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강하게 밀어붙였던 '횡재세' 등 야권이 추진하는 일부 정책들에 대해 금융노동계에서도 상당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여당의 입지가 좁아진만큼 금융노조의 목소리를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전방위적인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22대 총선에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제27대 위원장 출신 박홍배 당선인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제2·3대 위원장 출신 김현정 당선인이 모두 금뱃지를 달았다. 정치권에서는 두 후보 중 한명은 정무위원회에 배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어 금융노조 발언력은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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