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상기후로 올리브유 생산량 반토막
식품업계, 올리브유 가격 30% 이상 인상
외식업계, 가격인상·메뉴판매중단 등 해법 마련

올리브유 가격이 인상되면서 외식업계가 올리브유 사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사진=김선주 기자
올리브유 가격이 인상되면서 외식업계가 올리브유 사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사진=김선주 기자

[이지경제=김선주 기자] 올리브유 가격이 30% 넘게 인상되면서 외식업계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코코아와 김에 이어 올리브유의 가격이 치솟고 있다. 올리브 최대 생산국인 스페인의 폭염과 가뭄이 이어지면서다. 연간 130~150만톤에 달하던 올리브유 생산량이 2022년과 2023년 66만톤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에 식품업계도 원가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올리브유의 가격을 인상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과 샘표는 이달 초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올리브유 제품 가격을 각각 30%이상 올렸다. '백설 압착올리브유' 900㎖의 경우 1만9800원에서 2만6500원으로 인상됐다.

올리브유의 가격이 인상되자 외식업계도 가격 인상을 고민하거나 대체품을 사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또는 올리브유를 사용하는 메뉴의 판매를 중단하는 곳도 생겼다. 100% 스페인산 올리브유만 사용하던 제너시스BBQ는 지난해 10월부터 튀김용 기름을 올리브유와 해바라기유를 절반씩 섞은 것으로 교체했다.

올리브유를 주로 사용하는 샐러드, 파스타 판매점도 부담스러운 건 마찬가지다. 영등포구에서 샐러드 가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다행히 올리브유가 들어가는 메뉴가 많지 않았고 인기가 많은 메뉴들은 아니었다"며 "이번에 올리브유가 인상되면서 이 메뉴들의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애초에 올리브유 사용 메뉴가 많지 않고 메뉴 자체도 주문량이 많지 않아 들여오는 올리브유가 달에 한두병이었기 때문에 이같은 결정을 했다는 것이다.

동작구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파스타 가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파스타에 들어가는 올리브유의 경우는 맛과 향의 변화를 크게 느끼는 소비자가 많진 않기 때문에 충분히 다른 대체품(저렴한 올리브유, 해바라기유 등)으로 변경할 수 있지만 샐러드에 들어가는 것은 알아차리는 소비자도 있다"며 "샐러드에 들어가는 올리브유 때문에 샐러드 가격만 인상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격을 전체적으로 인상할지, 전체 메뉴를 올리브유 대신 다른 것을 사용할지, 샐러드 가격만 올릴지 고심 중"이라고 덧붙였다. 

서초구에서 프랜차이즈 다이닝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다행히 미리 주문해둔 올리브유가 몇 상자 남아있다. 유통기한도 아직 넉넉해 올해까지는 걱정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올리브유의 가격 인상이 계속된다면 본사 차원에서 메뉴의 가격을 인상하거나 올리브유 대신 다른 것으로 바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소비자들은 올리브유의 가격 인상에 "미리 쟁여둘 걸"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고거래를 통해서 최대한 저렴하게 구입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외식업계뿐 아니라 소비자들도 올리브유 사용에 부담을 느끼는 모양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이지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