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양지훈 기자 = AEB(자동비상제동장치) 센서의 위치를 자동차 앞 범퍼에서 앞 유리로 변경하면 사고 시 수리비를 연간 106억원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보험개발원은 AEB 장치가 사고 시 손상되기 쉬운 곳에 장착돼 수리비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AEB는 전방 차량이나 보행자 등을 레이더 센서로 인지해 자동으로 제동함으로써 사고를 예방하는 시스템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산차 3.4%, 수입차 16.1%가 AEB를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다.

보험개발원은 AEB 레이더 센서가 앞 유리 상단에 장착된 차량(수입차A)과 앞 범퍼 안에 장착된 차량(수입차B, 국산차C)의 사고 방지 성능을 평가한 결과, 앞 유리 상단에 장착된 차량은 시속 60㎞까지 차량 충돌을 방지해 앞 범퍼 안에 장착한 C차량과 성능이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B차량(시속 45㎞까지 방지)보다는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레이더 센서가 부착된 앞 범퍼 레일은 앞 유리 대비 교환 건수가 약 79~88배 많아 손상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개발원을 레이더 센서가 사고 시 손상 위험이 낮은 앞 유리에 부착될 경우 한 해 수리비를 약 106억원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사고 방지 성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수리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

강호 보험개발원장은 “고가의 안전장치 장착은 사고 방지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사고 시 수리 비용 증가의 원인도 될 수 있다”며 “사고 방지 성능은 유지하되 수리비도 최소화하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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